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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자본주의 고쳐쓰기

서론

altvirus 2012. 10. 8. 02:01

오늘날 많은 자본주의 모델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또 지배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이 모델들 모두가 일정한 강점과 약점을 가지는데, 전체로 모아놓고 보면 하나같이 조화보다는 상당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아주 실용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또 서로 다른 선택지들을 논의하기 위해서 상이한 나라들의 여러가지 상이한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미국, 중국, 유럽의 예를 논할 것이며 이 나라들의 상황을 살펴볼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GDP로 볼 때 세계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을 논함으로써 세계경제의 많은 부분을 우리 분석에 포함시키려 한다. 나아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 국가와 시장 간의 관계가 상이한 나라들 모두 우리의 분석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자본주의를 다루는 책이라면 반드시 경제성장에 대한 논의와 맞붙어야 한다는 것은 부동의 사실이다. 우리는 과연 성장을 원하는가? 성장이 필요한가? 어떠한 성장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제시하는 '괜찮은 자본주의'는 성장을 필요로 하지만, 그 성장은 오늘날 우리가 아는것과는 매우 다른 성질을 가진 성장이다. 많은 부유한 나라들은 이미 엄청난 '고도'에 도달한 성장을 이루었지만, 생태라는 관점에서 볼 때 과거에 일어났던 것과 같은 성장은 한마디로 이제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제로성장을 유지한다고 해도 현재 생산되고 있는 경제적 산출의 성질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의 지구는 파괴될 것이며 결국 장기적으로는 인류 자신도 파멸에 이를 것이다. 생산하고 소비하는 우리의 방식에 근본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려면 심지서 선진국에서도 최소한 당분간은 경제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구적 차원의 '녹색 뉴딜'을 지향하는 각국 정부들은 지구적으로 균형잡힌 부의 수준을 허용하는 '괜찮은 성장'을 위한 인센티브를 내놓을 것이다. 지구적 차원의 녹색 뉴딜이 가능하려면 선진국 또한 그러한 구조조정을 반드시 수행해야만 한다. 그러한 구조조정이 만약 선진국 내에서 벌어지지 않는다면 지구적 차원에서 성공을 이룰 가능성도 극히 낮아진다. 그것만이 아니다. 더 나아가 선진국 세계도 기술혁신을 장려하고 그 성과를 개발원조의 일부로서 개발도상국에게 아무 제약없이 이전하기 위해 노력을 더욱 쏟아야만 한다. 재분배가 여러 사회의 내부에 그리고 전 지구적으로 부의 균형을 이루기 위한 열쇠임은 물론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현재의 권력관계라는 정치적 현실과 조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여러기술의 도움을 받는 한편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성장을 실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우리는 동기부여를 가져오는 구조, 해로운 행동에 대한 직접적 금지, 효과적인 조세부과, 공공소유 및 여타 다양한 소유형태에 기초한 '괜찮은 경제성장'이 필요하다.



새로운 경제모델을 그려낸다는 것은, 이 책에서 전개되는 것 역시 그러하지만, 지극히 야심찬 목표가 아닐 수 없다. 그 모델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많은 것들은 일개 국가의 재량을 넘어서는 것이며, 특히 유럽연합처럼 지역 블록에 통합되어 인접국들과 경제적 법적으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나라들은 더욱 그러하다. 초국적 차원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적절한 문제들도 많다. 특히 생태문제가 그렇지만, 금융시장이나 조세문제 또 지구적 불균형을 시정하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자국내에서 새로운 경제모델을 향해 이행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영역들이 많이 있다. 경상수지의 적자나 흑자를 줄인다든가 임금 불평등을 해소한다든가 불안정한 일자리의 수를 줄인다든가 하는 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또 조세체제를 통해서 혹은 교육, 의료, 대중교통, 연구시설의 개선과 같은 공공재 조성을 통해서 자국 경제 안에서 재분배를 촉진하는 것은 일국 내에서 개별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과제이다. 지구 온난화와 천연자원 고갈을 막기 위한 근본적 조치들 또한 국가안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모두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목표를 아주 선명히 하여, 널리 알려야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으며, 정책의 나침반으로 삼을 수 있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목적은 더 나은 지구적 경제체제 즉 괜찮은 자본주의의 프로젝트를 시작하자는 것,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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