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시장경제는 대공황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이로 인해 성장과 고용에 막대한 손실이 벌어졌고 전 세계 구석구석까지 경기하락의 경향이 나타나게 되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대공황으로 인하여 '규제된 자본주의'라는 독특한 모델이 출현하는 길이 닦이게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전 세계의 경제공황으로 인해 자본주의가 생존하려면 오로지 규제를 받는 것밖에는 길이 없다는 생각을 낳았으며 이 생각은 거의 모든 정치적 경향의 사람들 사이에 확고한 신념이 되었다. 미국은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제 1차 세계대전 직후와 달리 서유럽과 자유 진영의 다른 나라들의 경제발전을 지지하기 위하여 능동적으로 지구적 헤게모니를 키워나갔다. 당시 생겨난 규제모델에서 하나의 초석이 되었던 것이 바로 브레튼우즈협정이..
오늘날 많은 자본주의 모델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또 지배적 위치를 점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이 모델들 모두가 일정한 강점과 약점을 가지는데, 전체로 모아놓고 보면 하나같이 조화보다는 상당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아주 실용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또 서로 다른 선택지들을 논의하기 위해서 상이한 나라들의 여러가지 상이한 문제점을 지적할 것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미국, 중국, 유럽의 예를 논할 것이며 이 나라들의 상황을 살펴볼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GDP로 볼 때 세계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들을 논함으로써 세계경제의 많은 부분을 우리 분석에 포함시키려 한다. 나아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경상수지 적자국과 흑자국, 국가와 시장 간의 관계가 상이한 ..
임금은 자주 울었다. 압록강 물가에서 우는 임금의 울음은 조정 대신들과 선전관, 명군 총병부 관리들의 입으로 퍼졌다. 임금의 울음은 남쪽바다에까지 들렸다. 임금은 슬피 울었고, 오래오래 울었다. 피난 행궁이 들어선 의주목사의 동헌은 처마가 내려 앉고 마루가 삐걱거렸다. 골기와 틈새에서 잡초가 올라왔고, 대청 대들보 사개가 튀틀렸다. 강가의 행궁은 빈 절간처럼 적막했다. 밀물이 강을 거스를 때마다 밀리는 물은 소용돌이 치며 철썩거렸고, 강 건너편은 나라가 아니었다. 북쪽의 짧은 해가 일찍 저물어 밤은 길었고 겨우내 눈이 쌓여 길은 보이지 않았다. 차고 푸른 해거름에 소복을 입은 임금은 동헌 마루에 쓰러져 울었다. 의주까지 호종(扈從)해서 따라온 중신들은 임금을 따라 울었다. 평양에 적이 들어왔고 북경으로 ..